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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진정서, 진실만을 담았다”

밴쿠버 조선일보 편집부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9-05 16:19

이기천 총영사, “보도 내용 사실 아니다”

주밴쿠버 총영사관(총영사 이기천·사진)이 본보의 보도 내용(8월 30일자, 이기천 총영사 "한인들 수준 낮다")을 전면 부인하는 자세를 취했다.

총영사관 측은 1일 공개한 “밴쿠버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총영사관 입장”이라는 제목의 해명 자료를 통해 “보도 내용이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게재되었음을 먼저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떠한 부분이 사실이 아닌지에 관한 설명은 대부분 생략했다. “기사 내용에 일일이 해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총영사 관련 진정서 접수는 한인사회 초유의 일, 주캐나다 한국 대사관에도 보내져”

해당 보도의 첫 출발점은 사단법인 밴쿠버 한인문화협회(회장 석필원, 이하 문화협회)의 진정서였다. 문화협회는 8월 26일 오후 10시경 이기천 총영사의 언행을 문제삼는 진정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했다고 알려왔다. 이 진정서는 문화협회에 의해 같은 달 30일 주캐나다 한국대사관(대사 조희용) 측에도 보내졌다. 주요 한인단체가 지역 공관장에 대한 민원을 청와대에 제기한 것은 한인사회 사상 초유의 일로, 본보는 교민 언론사의 입장에서 이를 취재했다. 

진정서는 ▲이기천 총영사의 부임 당시 교민과의 마찰 ▲문화협회 신임 회장단, 총영사와의 첫 대면 ▲리치몬드 나잇마켓에서 생긴 일 ▲문화협회 면담 거절의 건 ▲단체장 관사 만찬에 문화협회 회장 초대 누락 ▲“한인문화의 날” 단어 사용금지 건 ▲한인문화의 날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은 총영사 등 총 7개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총영사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을 것” VS “일치된 증언, 녹취록이 본보 기사 토대”

이외에도 8월30일자 본보 기사는 이 총영사가 공개 석상에서 교민의 수준을 폄하한 것과 한인 차세대 단체인 C3소사이어티를 연방 보수당 조직이라며 정치 편향적으로 평가한 것, 그리고 캐나다 법정 기념일인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에 이 총영사가 불참한 것 등을 다뤘다. 게재된 내용 모두 당사자들의 일치된 증언과 녹취록 등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본보는 이를 보도하기 전 이기천 총영사의 반론을 듣기 위해 29개의 질문을 이메일을 통해 발송했으나, 이 총영사 본인은 이에 단 한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이 뿐 아니라 1일 총영사관의 해명 자료 공개 후 이루어진 본보의 추가 질의에 대해서도 이 총영사는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대신 주밴쿠버 총영사관 소속 김학유 부총영사는 4일 오후 4시경 본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총영사관은 더 이상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화협회가 진정서를 통해 제기한 내용 등에 대해 적극적인 부인 혹은 시인도 하지 않은 채 이제부터는 노코멘트로 대응하겠다는 얘기다. 이기천 총영사가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서도 김 부총영사는 “그것은 확인되지 않은,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나잇마켓 행사, 총영사관 단독 주최 주장, 모언론사는 공동 주최라 보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겠다는 총영사관의 입장은 1일 공개된 해명자료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 문건에서 총영사관은 “리치몬드 나잇마켓”건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대응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리치몬드 나잇마켓을 따로 언급한 이유는 (해당 자료를 고스란히 옮기자면) “모언론사의 영리 목적 문화행사에 총영사관이 예산을 지원했다는 부분은 자칫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협회는 이번 진정서를 통해“총영사관이 비영리단체인 한인문화협화가 주관하는 한인문화의 날 행사에 대해서는 지원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인 모언론사의 행사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를 투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기천 총영사의 입장은 이와 분명하게 배치된다. 총영사관은 1일자 해명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리치몬드 나잇마켓 한국문화의 날 행사는 밴쿠버 총영사관이 주최한 행사로, 모언론사의 행사 노하우 등의 협조를 받은 바는 있지만, 총영사관이 주요 인사 초청과 사회자 선정, 그리고 공연자 섭외와 리셉션 케이터링 업체를 선정하였으며, 동 사업 목적을 위해 배정된 미화 1만2000달러를 사업 지침에 따라 총영사관의 명의로 직접 집행하였습니다.”

위의 주장대로라면 총영사관은 모언론사의 행사를 “지원”한 것이 아니라, 총영사관 스스로 그 행사의 경비를 “집행”한 것이다. 여기에서 모언론사의 역할은 총영사관 측에 행사 노하우를 알려준 것 뿐이다. 다시 말해 행사를 주최한 것은 총영사관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모언론사는 자체 지면을 통해  “2014 인터내셔널 섬머 나이트 마켓 리치몬드 한국문화의 날 행사”를 주밴쿠버 총영사관과ㅇㅇ재단이 공동 주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언론사의 9월 5일자 지면에 따르면, ㅇㅇ재단은 이 회사의 산하 단체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총영사관 측에 공식 질문을 보냈으나, 총영사관은 답변을 사실상 거부했다.


문화협회 “알려야 할 것을 알렸을 뿐, 후속 조치 관심 없다”

한편 총영사관의 이번 해명자료에 대해 문화협회는 “진정서는 자료와 사실을 근거로 내부적으로 철저히 준비돼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입중 문화협회 간사장은 4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진정서를 보내는 것이 우리가 하려는 일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김 간사장은 “대한민국 정부나 주캐나다 한국대사관의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청와대에) 알려야 할 것을 알려준 것 뿐”이라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 편집부 new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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